“어르신~ 아침 일찍 나오셨네요~ 식사는 하고 오셨어요~?”
“예에- 선생님 다른 볼일 보러 나가는 길에 일찍 접수하러 왔지요”
2.15.(목)은 청춘교실 접수가 시작되는 날이었습니다. 평소보다 일찍 출근했지만, 어르신보다 한 발 늦었네요^^;
출근과 동시에 접수받는 장소로 이동해서 아침부터 서둘러 오신 어르신들과 눈 맞춤하며, 인사를 시작했습니다.
“내가 늦게 온 건 아니지요? 일찍 와야된다고 해서 서둘러 온다고 숨이 다 차네,,”
올해 실버체육, 웃음특강, 한글교실 등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변경해서 진행되는 내용을 전달해 드렸더니, 노래 교실이 없어져서 아쉬워하는 어르신도 계셨고, 새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되어서 좋다는 반응 등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었습니다.
한 차례 폭풍우가 몰아치고, 물 한잔의 여유를 즐길 때 어르신 한 분이 오셨습니다.
“어르신~ 올해도 일자리 다니세요?”
“그럼~~ ! 올해도 안 부를 줄 알았는데 일 하라꼬 불러주데! 에휴! 근데 말도 마라”
“왜요 어르신~?”
“깨미새끼(?) 한 마리도 안 보인다!! 그것도 못할 짓이라! 지겨워 죽것어”
“너~무 갑갑해서 밖에 들락 날락 했는데 그것도 하면 안된다 카고
4시간 동안 혼자 얼마나 심심한지 아나~”
올해 어르신이 일자리 사업 배정받은 곳이 인근 아파트에 있는 작은 도서관인데 아이들이 오지 않아 혼자 일하는 시간이 많다고 힘들다는 어르신의 소소한 일상,, 하지만 나를 찾아주고 일 할 곳이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씀하시는 어르신의 미소가 아직도 떠오릅니다.
그 뒤를 이어 두 분이 나란히 담소를 나누며 들어오셨습니다.
“선생님~ 참 고맙소! 덕분에 우리 둘이 만나서 나란히 접수하러 왔다아입니꺼!”
“선생님이 우리 전화기 안고쳐줬으면 우리는 전화도 못하고, 이리 만나지도 못했을꺼요”
작년 11월, 어르신 단짝 친구 2분이 저를 찾아와서 “핸드폰이 고장났는지 이 친구 전화만 내 전화기에 울리지 않는데,
참 답답해.. 휴대폰 가게를 가도 모르고, 선생님이 한번 봐주이소”라고 말씀하시며 휴대폰을 내미셨습니다.
한참을 살펴보다가,,어르신 번호가 스팸으로 등록되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. 두둥!
어르신 앞에서 서로의 전화기에 전화 연결이 되는지 확인하고
“아~~~이고 선생님~~ 너무 고맙습니데이!! 우리가 만나기도 어렵고 통화도 안되고, 얼마나 불편했는지 모르요~ 너무 고맙소이!!”
어르신들의 큰 고민을 해결해 드리고 어르신들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 같아 저 또한 보람을 느끼는 하루였습니다.
어르신이 도움을 요청하기 힘들 때 복지관에 와서 문을 두드리고,
소소한 일상을 공유하고, 정을 나누는 곳.
언제든지 드나들 수 있는 공간으로
복지관을 함께 만들어가야겠다고 한번 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.
접수받는 내내 어르신들의 다양한 이야기 꽃 덕분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하루가 마무리되었습니다.
3월부터는 어르신들의 진솔하고 유쾌한 소식 많이 전해드릴게요~!
Coming soon!